나는 오늘도 "먹어 준다."

2007/07/19 14:58 Journal
블로그는 어떻게 식당을 파괴하는가 [한겨레]

결론 : 블로그는 식당을 파괴하지 않는다. 식당 스스로 망가지고 사라질 뿐.

"먹어 준다"는 표현은 이미 2003년부터 즐겨쓰는 표현이다. 문법상 조금 어색할 수는 있어도 틀린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자는 "잘난 체"라고 표현했는데 뭐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표현 자체가 좀 이기적이고 내가 갑(甲)인 상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단지,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것은 그 잘난 체가 "나는 거기서 스테이크 먹어 봤는데 너는 못 먹어봤지?" 라면서 고객들을 계층 구분하는게 아니라 A 레스토랑, B 레스토랑 등 여러 군데 갈 수 있었는데 그 중 나는 A 레스토랑 대신 B 레스토랑을 가서 C라는 음식을 "먹어 줬다"는 의미를 나타낸다는 것. 

예를 들어, 서울 개포동에 사는 내가 하동관의 곰탕을 먹을까 아니면 명문가든의 우거지 갈비탕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좀더 진한 고기국물을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멀리 청계천까지 버스타고 가서 곰탕을 먹는 행위를 "오늘은 하동관 곰탕을 먹어줬다"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무슨 요리사를 깔보고 무시하는 행위가 포함되는지 나는 모르겠다. 고객의 입장에서 뭘 먹을지 어디서 먹을지를 잘 생각하고 선택해서 어떤 것을 "먹어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 아닌가? 

기자 아저씨. "요리는 요리사와 손님의 교감이자 대화이며 소통이다." 맞는 말씀이긴 한데, 내가 그 요리사의 음식을 "먹어 주지" 않으면 교감이고 대화고 소통이고 자체가 없구만. 내가 수많은 기사 중에 기자 아저씨의 글을 일단 "읽어 주기"전에는 이런 글을 쓸 수 없듯이. 앞으로 더 "읽어 주거나 봐 줄" 이유도 없겠지만.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
  1. 흐흐.
    제가 그 기사를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과 같기에
    고개 한번 더 끄덕이고 갑니다.
    저만 그 글에 바르르 했던건 아니었나봐요.
    블로그에 온통 그 이야기들 인거 보니까요-
      • isanghee
      • 2007/07/20 02:03
      웬만한 일로는 바르르 안하는데 좀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2. 내가 먹어주었을 때 비로소 음식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거겠네요? ^^
      • isanghee
      • 2007/07/20 02:04
      촌철살인이십니다..^^ 좋은데요?
  3. 내가 그 음식을 먹어 주었을 때, 그 음식은 나에게로 와서 맛이 되었다. ^^ ㅎㅎ
      • isanghee
      • 2007/07/20 02:08
      음식도 저에게 와서 맛이 되고 싶었겠죠..^^
  4. 읽어 줄 만한 기사는 아니었는데 괜히 읽어 주었군요. ㅋㅋ.
    한겨레 요새 맛갔다는 사실만 확인했을뿐...
      • isanghee
      • 2007/07/20 02:08
      그래서 잘 읽어 줘야 한다구요..^^
  5. 최근 사태 때문인지 저 기사 읽고
    '이거 누군가(!!)와 기자의 짜고 치는 고스톱 아냐??'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ㅋㅋ
    왠지 너무 한쪽의 입장에서만 작성한 기사 같아요.
      • isanghee
      • 2007/07/20 02:11
      예전에 돈 받고 음식 기사 써 준 사람이 블로거들은 아니죠.
      요리사가 비슷한 글을 썼다면야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겠습니다만..
      자신들의 기사가 음식점에 별 영향을 못 미치니까 샘나서 쓴 글인듯..^^
    • Favicon of http://lghpink.egloos.com BlogIcon pink
    • 2007/07/20 03:11
    제 생각에는 '먹어줬다'는 말이 약간 거만한 투로 들리기 때문에 저렇게 해석한 게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돈 내고 사먹는 음식인데 당연히 소비자가 거만해야 하지 않나요? 그럼 '먹어드린다'고 해야 만족할려나요. 흐흐.. 우리가 돈 내고 먹는, 우리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게 음식인데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까탈스럽고 냉정하고 때로는 거만할 필요도 있습니다. '소비자는 왕' 이라는 약간 오래됐지만 아직도 여전히 업계에서는 설득력이 있을 경구를 무시해버리는 기사인듯 하네요. 각 포털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기자들을 많이 깔보긴 하는데.. 요즘 한국 언론 정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흐흐..

    블로거들을 적으로 만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텐데요.
      • isanghee
      • 2007/07/20 13:05
      그렇죠. 소비자는 어떤 경우에나 왕이고 늘 옳습니다.
      무개념 기자들이 요즘 횡행하는 것 같던걸요? ^^
  6. 화 많이 나셨나 봅니다. : )
    저도 좀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한겨레 기사라서 개인적으론 아쉬움이 더 크네요.
    잘 읽었습니다.
      • isanghee
      • 2007/07/20 13:04
      화 안 났습니다. 그냥 어처구니가 없어서요.
      기자라는 직업을 무척 선망했었는데 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7. 기사를 실을 데가 많아져서 그런가
    기자가 많아져서 그런가
    점점 기사가 기사 같지가 않네요. -_-
      • isanghee
      • 2007/07/25 02:12
      요즘 너무 쉽게 기사를 쓰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 mulder
    • 2007/09/14 05:53
    기사에 그리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기자의 글내용이 좀 모호한면이 없잖아 있지만. 블로그글중에 가벼운생각으로 특정 업소에대한 평가를 내린 글들이 존재하는것도 사실이고 바로 이러한 글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한것을 충분히 알겠습니다. 단지 한편으론 이런생각도듭니다. 기자가 지적한 가벼운생각의 적당치못한 평가글들이 문제가 될수있는것처럼 기자의 애매모호한 글역시 문제가 될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의 기사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좀더 명확히 하는게 필요한듯합니다. 그러니까... 불필요한 제목선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