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Bubby's

2008.11.06 16:00 Restaurant/New York_New Jersey

미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주말 아침에는 브런치를 먹는 유행이 생겼지요. 솔직히 브런치라는 것이 크게 특별한 음식은 아니죠. 주중에 누릴 수 없던 게으름을 피우느라고 놓친 아침끼니를 점심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평소에 먹는 아침과 메뉴와 거의 비슷할 것이고 점심까지 같이 먹는 것이니까 저녁 먹기 전까지 든든하려면 음식의 양은 좀 많아야겠지요?

뉴욕지역으로 이사와서 1년만에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브런치 먹으러 나온 곳이 바로 Bubby's Pie Company입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아기들 데리고 가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고, 원래 이곳이 사과파이로 유명한 곳이라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 Grapefruit Juice & Orange Juice (각 $6씩)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esh Press 쥬스라고 해서 주문했습니다만, 100%라는 말이 없어서 그럴까요? 2% 부족한 신선함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어르신께서는 20여년 전 미국여행 오셨을 때 Grapefruit 쥬스를 포도쥬스인 줄 알고 시켰다가 엉뚱한 것이 나오길래 상황판단이 바로 안 돼서 아무 말도 못하고 쓴 쥬스만 들이킨 경험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Grapefruit은 포도가 아니라 자몽입니다. 즉, 자몽쥬스인 것이죠.


2. Sourcream Pancake with Peach & Blueberry Compote ($16.5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반메뉴에는 없고 스페셜 메뉴에만 있는 팬케익입니다. 사실 팬케익이라는 음식은 팬케익 자체보다 그 위에 어떤 시럽을 얹느냐에 따라 그 맛이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것은 메이플 시럽이죠. 복숭아와 블루베리를 설탕 시럽에 넣고 뭉근히 졸여만든 것이 바로 Compote입니다. 실제로 먹어보니 M이 무척 좋아하는 복숭아와 블루베리가 많이 들어있어서 더더욱 좋아하더라구요. 블루베리는 최근에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수퍼푸드로 대대적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3. Salmon Florentine with Two poached eggs, hollandaise, smoked salmon & chopped spinach ($1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브런치 메뉴 중 가장 좋아하는 게 에그 베네딕트류입니다. 여기에 연어를 곁들인 것으로 골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연어가 부위에 따라 상당히 비리고 느끼할 수도 있는데 홀랜데이즈 소스가 맛을 아주 깔끔하게 해주더라구요. 게다가 계란 반숙의 정도가 아주 적당해서 실제로 노른자를 한 입 물었을 때 입 안 가득히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4. Mile High Local Apple Pie & Blackberry Cheese Cake (각 $6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과파이는 뉴욕 파이 컨테스트에서 여러 번 우승한 주인의 실력을 말해주 듯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크러스트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큼직큼직하게 썬 사과가 아주 맛있더군요. 보통 한국사람에겐 익힌 사과가 굉장히 어색하지만 이 파이 속의 사과는 열을 많이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의 원래 풍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입맛이 높아진 덕분에 가격대비 괜찮다고 생각했던 맥도날드 사과파이를 다시는 못 먹을 듯 합니다.

생각해 보면 미국사람들은 사과파이를 맛으로만 먹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요즘은 자주 듣을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지극히 미국적인"이라는 영어 표현이 "As American As Apple Pie"일 정도로 미국사람들에게는 애플파이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있는듯 합니다. 마치 명절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할머니가 구워주신 맛있는 파이를 나눠먹는 추억이 없다면 진정한 미국사람이 아닌 것 같은... 우리로 치면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손수 끓여주신 된장찌개, 아니면 겨우내 땅 속에 묻어두고 먹었던 묵은 김장김치 정도 될까요?

디저트로 사과파이 하나는 아쉬워서 Seasonal 메뉴 중 하나인 블랙베리 치즈케익을 먹어보았습니다. 사실 블랙베리를 많이 먹어 본 것은 아니라 깊은 맛은 잘 몰랐지만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씨앗의 느낌과 새콤달콤한 맛이 늘상 먹는 스트로베리 치즈케익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었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족과 함께라면 가끔은 이런 호사도 누려볼만 하겠지요?   

'Restaurant > New York_New Jers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5. The Original Pancake House  (16) 2009.01.15
184. Max Brenner  (21) 2008.12.01
183. Bubby's  (14) 2008.11.06
181. Pub 199  (16) 2008.08.15
2008년 여름 뉴욕 레스토랑 주간  (2) 2008.06.27
178. Arthur's Tavern  (13) 2008.06.04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
  1. 세상에! 이걸 어쩌면 좋아요 츕츄름
    • 한국에도 브런치 집은 많으니까 골라서 한번..!
  2. 여기서 일했었더랬죠. 허허- 유명인들도 몰래몰래...자주 와요. 허허-
    • 정말요? 일하셨을 때 갔어야 조금이라도 싸게? 먹었을텐데요..^^
    • 6년전쯤에. 한. 세달인가 일했었었었었죠. 허허허-
      케빈스페이시는. 토요일 아침마다 야구모자 푹 눌러쓰고 왔었고. 힐러리 클린터도 왔었고...벤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도...일반인들처럼. 걸어들어와서. 새삼 놀래고 그랬었던 기억들이...허허-
    • 그러셨군요. 제가 본 유일한 연예인은
      어글리 베티에 나오는 아메리카만 봤네요.
  3. 와우!!
    목록 추가입니다
    꼭 가봐야겠어요
    애플파이..흐엉엉엉;ㅅ;d
    • 파이류가 맛있더라구요.
      주스는 가격대비 좀 많이 부족하구요..^^
    • 2008.11.12 00:53
    비밀댓글입니다
      • isanghee
      • 2008.11.17 15:49 신고
      덕분에 잘 봤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4. 처음 방문하게 되었는데, 맛있는 음식과 기분좋은 여유로움이 가득한 포스트네요. 저도 에그 베네딕트류를 브런치로 간혹 시키곤 하는데, 연어가 더해진 메뉴는 접해본적이 없어요. 맛이 묘사하신대로 멋질것 같네요.
    • 덕담 감사합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 wani
    • 2008.11.23 15:43 신고
    grapefruit 쥬스는 몸에 좋다고 합니다. 일전에 친구가 직접 자기집 뒷마당에서 따다가 갈아서 만들어 줘서 마셨는데 그 맛이....달콤 쌉싸름한게 정말 맛있더라구요.
    • 저는 입맛이 촌스러워서 그런지 그저 쓰기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