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y Mountain : Trail Ridge Road

[2005년 7월 이야기입니다.]

작년 처음 미국에 와서 얼떨떨해 한지 1주일도 안되어서 갔던 곳이 바로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였습니다. 먼저 미국에 와 있던 동생이 덴버 근처에 살았거든요. 1년만에 온가족이 마치 북한산에 하이킹 온 것처럼 록키산을 둘러보았습니다.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미국 록키산 국립공원은 가장 높고 넓다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비하면 면적은 작지만 높이는 비슷비슷하죠. 하긴 콜로라도는 어딜가나 무지하게 높습니다. 이 곳에 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동쪽입구로 들어오거나 서쪽입구로 들어오는 방법이 있죠. 물보다 산을 더 좋아하신다면 에스테스 파크에서 들어오는 동쪽입구가 좋고 호수에서 물놀이하는게 좋으신 분들은 서쪽입구쪽에 Lake Granby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으니까 그쪽으로 들어오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둘다 해봤는데 저는 동쪽이 훨씬 더 좋더군요.

미국에 록키산에 왔다고 하면 아마 반드시 가는 곳이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Alpine Visitor Center(해발 3595미터)가 아닐까 합니다. 동쪽 입구에서 이름만 들어도 산길이 분명해 보이는 Trail Ridge Road(34번 도로)를 31킬로미터 운전해서 올라오면 도착할 수 있죠. 한여름에도 그늘진 곳에는 군데군데 눈이 많이 남아있었죠. 이런 눈들이 녹아서 수백개의 크고 작은 호수들이 생기는 것이겠죠? 산길을 운전하다 보면 가끔씩 차가 밀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길 옆에 있는 엘크(Elk), 산양(Bighorn Sheep), 사슴(Mule Deer) 같은 동물들을 보려고 사람들이 차를 세우기 때문이죠.

알파인 비지터 센터에서 차를 세우고 걸어서 20분 정도만 올라가면 주위경치를 잘 볼 수 있는 곳이 나오니까 꼭 한번 올라가세요. 올라가는 길 양쪽에 지리시간에 배웠던 툰드라(Tundra) 기후에서 사는 식물들이 넓게 나타납니다. 자세히 보시면 길 양편과 건물 주위에 막대기들이 꽂혀 있습니다. 이것의 용도는 바로 눈이 쌓였을 때 위치를 확인해 주는 것이지요. 대충 눈이 어느 정도 쌓이는지 가늠이 되시겠죠?

보통 한국서 록키관광간다고 하면 그것은 캐나다에 있는 록키산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미국 록키산보다는 캐나다의 록키산이 더 멋있고 볼 것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아직 캐나다쪽은 못 가봤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미국 록키산도 무척 훌륭합니다. 경관도 경관이거니와 물 좋고 공기 좋고... 괜히 미국사람들이 콜로라도, 콜로라도 하는게 아니지요. 더구나 가족들과 함께 올 수 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