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평생 이런 오페라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하늘같은 아내의 강력한 추천으로 아들녀석과 함께 관람했다. (5/3/2016)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을 잠깐 볼 수 있다.
모짜르트가 26세 때인 178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한 3막짜리 징슈필(Signspiel)이다. 징슈필은 보통 희극적인 오페라에 연극적인 대사가 들어있다. 인터미션 포함 3시간 20분 동안 Pash Selim은 노래는 한 소절도 안 흥얼거리고 오페라 내내 독일어 대사로 연기할 뿐. 실제로 배우다.
1946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영어로 된 오페라 Abduction from the Seraglio를 5번 공연한 후 30여년간 한번도 공연되지 않았다가 1979년 James Levine이 새롭게 무대에 올려서 이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고정 레파토리 중 하나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가장 최근의 공연은 2008년이었다고.
이번 2015-2016 Met Opera 시즌이 지난 45년간의 마지막 지휘라서 관객들이 그가 등장하자마자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건강 상의 이유로 앉아서 지휘했다. 오페라 무대가 생각보다 촌스러워서 의아했는데 이 무대가 제임스 레바인이 1979년에 이 오페라를 다시 올렸을 때의 무대를 리바이벌한 것이라고 하니 이것도 오늘의 Metropolitan Opera를 있게 한 사람에 대한 최대의 대우일 듯.
한국계 소프라노 Kathleen Kim (Blondchen 역)의 공연을 직접 본 것도 보람 중의 하나. 생각보다 훨씬 작은 체구에 훨씬 더 높은 음역을 보여줬음. 이런게 콜로라투라 음역인 듯.
테너들의 실력이 좀 부족한 느낌. 특히 주인공 Belmonte 역, 테너 Appleby의 노래실력은 형편 없었음. 나름 Lindermann Young Artist Development Program 졸업생이라던데. 고음에서 성량이 부족하고 반의 반음 정도 낮게 부르거나 아예 틀리게 부르는 느낌이 났다. Pedrillo 역, 테너 Brenton Ryan은 노래 자체 보다는 노래를 부르면서 보여주는 연기가 훨씬 더 인상깊었다.
주인공 Konstanze 역, 소프라노 Albina Shagimuratova는 콘스탄쩨역을 멧 오페라에서 처음으로 맡았다. 프로필 읽는데 조금 헷갈렸다. 오페라 무대 데뷰 따로, 멧 무대 데뷰 따로, 역을 처음 맡는 것도 다 데뷰라고 해서.
남녀 주인공의 외적 케미는 별로 느껴지지 않아서 둘이 같이 부르는 노래에 몰입이 잘 안 되었음. 굳이 콘스탄쩨를 구하러 갔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오히려 Osmin과 Blondchen이 함께 부르는 듀엣곡이 훨씬 어울린 느낌.
결론: 아는 만큼 보인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명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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