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나서 우리는 반드시 쌀밥에 따뜻한 미역국을 제법 오랫동안 먹어야 하고 기름지고 시고 찬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만 미국병원에서야 이렇듯 오묘한 원리를 알 수가 있겠습니까? 오늘은 M이 아이를 낳은 병원에서 준 음식이야기입니다.
진작부터 병원 음식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각오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해산한 산모에게 주는 음식을 보니까 웃음이 나더라구요. 말로만 듣던 "얼음 동동 띄운 오렌지 주스와 햄버거" 였거든요. 다른 음료수도 얼음물 아니면 스프라이트. 베이컨 + 스크램블 같은 전형적인 미국식 아침메뉴. 우유와 콘플레이크, 샐러드와 랜치, 치킨누들과 샌드위치. 미국음식에서는 결코 빠지면 안되는 각종 디저트. 불쌍한(?) 한국 산모 M은 이런 음식을 입에 대지도 못하고 보온병에 담아간 미역국과 쌀밥을 따끈하게 끼니때마다 열심히 먹었죠. 병원 음식은 장모님과 제가 대신 먹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음식이라 일반적인 미국음식에 비하면 훨씬 덜 짜고 덜 달았지만 한국사람들이 먹기에는 여전히 짜고 달고 시고 자극적입니다. 그것도 산모에게는 너무나. 전체적으로 보면 나름 균형잡힌 영양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자주 먹고 싶지는 않구요.